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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불법 번식장 현장 모습. 털과 오물이 뒤엉킨 강아지들이 뜬장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편집자주] 화려한 조명 아래 진열된 어린 생명들, 그 이면에는 평생을 철창에 갇혀 출산만을 강요당한 모견들의 고통이 있다. 본지는 총 5회에 걸쳐 반려동물 산업의 기형적 구조인 '강아지 공장'과 이를 지탱하는 경매장 시스템, 그리고 소비의 실태를 심층 해부한다. 2025년 11월, 다시 발의된 '루시법'을 기점으로 우리는 어 릴게임모바일 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본 기획이 산업의 모순을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 시장은 급격히 팽창했지만, 그 화려한 성장의 그늘에는 여전히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번식장이 존재한다. 연간 약 20만 마리(추산)의 온라인야마토게임 강아지가 쏟아져 나오는 이곳은 생명을 잉태하는 보금자리가 아닌,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생산 설비'에 가깝다.

이러한 '공장'의 실체는 가장 참혹한 형태로 발견된다. 2023년 9월 경기도 화성시의 한 야산.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비닐하우스형 번식장이 세상에 드러났다. 이곳의 바닥은 흙이 아니었다.
야마토게임예시 배설물을 쉽게 치우기 위해 바닥을 띄워 만든 철조망, 이른바 '뜬장'이 끝없이 늘어서 있었다. 강아지 발가락이 빠질 듯한 철망 위에서 1400여 마리의 종견(아빠 개)과 모견(엄마 개)은 평생을 버티고 있었다. 동물보호단체의 자료 등을 종합하면, 이곳의 위생 상태는 지옥도 그 자체였다. 겹겹이 쌓인 케이지 아래 칸의 개들은 위 칸에서 떨어지는 오물을 뒤 10원야마토게임 집어쓰기 일쑤였고,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은 암모니아 가스로 가득 차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자행되는 엽기적인 '자가 진료'였다. 수의사 면허가 없는 번식업자가 문구용 커터 칼로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는 강제 제왕절개 수술이 공공연히 이루어졌다. 제대로 된 마취제도 없이, 혹은 근육이완제만 투여된 사이다릴게임 상태에서 의식이 있는 어미 개의 배를 가르고 새끼를 꺼낸 뒤, 낚싯줄이나 일반 실로 대충 봉합하는 참혹한 행위가 반복됐다.
현장 냉동고에서는 신문지에 싸인 개 사체 100여 구가 발견되었는데, 상당수 어미 개의 배에는 조잡한 봉합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는 명백한 수의사법 및 동물보호법 위반이지만, 외부와 차단된 비닐하우스 안에서 비명은 묻히고 말았다.



2022년 11월 경기 연천의 한 허가 번식장에서 학대 상황에 놓인 개들. 사진=카라 제공





“상상 그 이상의 지옥, 공기마저 무거웠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2월. 충청남도 보령의 어느 깊은 산자락. 첩첩산중의 고요한 적막을 깨고 비닐하우스 문을 여는 순간, 코끝을 찌르는 악취와 함께 100여 마리 넘는 개들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반짝였다. ‘생명’이 아닌 ‘상품’을 찍어내는 곳, 이른바 ‘강아지 공장’의 민낯이었다.

동물자유연대 송지성 위기동물대응팀장은 수년간 전국의 수많은 학대 현장을 누볐지만 그날의 기억이 유독 선명하다고 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속, 세상과 단절된 그곳에는 인간의 탐욕만이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본지는 송 팀장과 함께 그날의 구조 현장을 복기하며, 우리 사회가 외면해온 잔혹사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당시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인간의 탐욕이 낳은 절망이 공기처럼 떠돌고 있는 듯한 참혹하고 무거운 분위기였습니다."
제보를 받고 찾아간 보령의 불법 번식장은 두 곳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었다. 입구조차 찾기 힘든 험준한 산세에 숨어든 비닐하우스 주변에는 절망의 공기가 떠돌았다. 송 팀장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번식장'의 수준을 넘어선 곳”이라고 했다.
비닐하우스 내부는 대낮에도 어두컴컴했다. 그리고 눈앞에 드러난 강아지 공장의 현실은 참혹 그 이상이었다. 개들이 사는 공간에는 배설물이 산처럼 쌓여있었고, 물그릇과 밥그릇은 모두 오염되어 있었다. 단 한 번도 배설물을 치운 적이 없는 듯했다. 인기척이 들리자 뜬장 안의 개들은 활동가들을 향해 세차게 꼬리를 흔들며 뜀박질했고, 그럴 힘조차 없는 개들은 가만히 서로의 체온에 기댄 채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송 팀장은 그 여린 눈망울들을 마주하는 순간, 팀원들 모두에게 "이 아이들을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결의가 생겼다고 했다. 그 굳은 결심이 결국 구조로 이어졌다. 송 팀장은 "구조 당시의 충격과 무력감, 그리고 구조 이후 아이들이 다시 숨 쉴 기회를 얻었다는 안도감이 뒤섞여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124마리 구조, 성한 아이가 없었다…다리까지 절단한 ‘가비’의 비극

그날 구조된 동물은 개 122마리와 고양이 2마리, 총 124마리였으며, 하나같이 처참한 상태였다. 피부는 털보다 고름과 딱지가 더 많았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털과 오물이 뒤엉킨 개들도 수두룩했다. 뒷다리가 꺾인 채 굳어버린 개들은 텅 빈 밥그릇 안에서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보령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가비. 구조 전 모습(왼쪽)과 구조 후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건강 상태를 점검한 결과 대부분 피부염, 궤양, 외이염, 유선종양, 백내장, 탈장, 심장사상충, 슬개골 탈구, 방광결석 등 성한 개체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번식을 위해 기계처럼 혹사당한 대가이자, 좁은 뜬장 안에 갇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속 비닐하우스에서 지낸 시간이 남긴 참혹한 흉터들이었다. 송 팀장은 그중 ‘가비’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가비는 발견 당시 다리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죠. 뜬장 안에서 절뚝이면서도, (활동가들이) 다가가면 겁을 내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가비는 구조 후에도 한동안 사람을 피했다. 낯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돌봄 덕분에 가비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다. 송 팀장은 “이제는 가비가 사람 주변을 맴돌며 호기심을 보인다”며 "활동가들의 따뜻한 돌봄을 가비도 느꼈는지 사람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비가 사람들의 품에서 남은 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가비의 잘려 나간 다리는 인간이 동물에게 저지른 죄악의 증거로 남을 것이다.


처참하게 방치되고 학대당한 대가, 벌금 500만원…솜방망이 처벌의 현실

송 팀장은 현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로 '환경의 참혹함' 그 자체를 꼽았다. 보령 번식장처럼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속 비닐하우스, 똥과 오물이 가득한 좁은 뜬장 등 활동가들이 마주한 현실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송 팀장은 "단순히 ‘유기견’이나 ‘길 위의 동물’이 아닌, 산업적 생산과 착취의 결과"라며 "이 환경 속에서 많은 동물들이 심각한 질병과 부상을 안고 있었고, 활동가들 역시 생명 구조의 책임감과 심리적 충격 사이에서 큰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보령 불법 번식장 구조 현장 지휘하는 송지성 팀장의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또 다른 어려움도 있다. 어쩌면 더 큰 허탈감을 안겨주는 어려움일지도 모른다. 바로 '제도와 법의 한계'다. 보령 번식장의 업주가 124마리의 생명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대가는 얼마였을까. 업주는 동물보호법 및 가축분뇨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고 경찰은 학대 혐의를 인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법의 심판은 허무했다.

“업주는 무허가 번식장을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적발 이후 처벌은 상대적으로 경미했습니다. 결국 벌금 500만원의 구약식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됐죠. 수많은 생명이 고통받고 있었고, 구조 활동이 절실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의 현실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런 판결은 사회적으로도 앞으로의 불법 번식장 근절을 위해서도 매우 유감스럽기만 합니다."
현행법상 무허가 번식장을 운영해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업주 입장에서는 벌금을 내고 다시 번식장을 차리는 것이 ‘이득’인 구조다.


강아지 공장 문제, 근본적인 해결책 필요

구조된 아이들은 동물자유연대 온센터로 이송되어 보호받고 있다. 일부는 입양되어 따뜻한 가정의 품에 안겼고, 일부는 임시보호가정에 위탁되어 사회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보호소에 남아 가족을 기다린다. 송 팀장은 "구조부터 시작하여 보호소(또는 임시보호) 입양을 통한 새 출발까지, 전체적인 구조 이후 흐름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새 가족을 찾지 못한 채 보호소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일부는 건강 회복이 더디거나 전문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점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구조견이 보호소에서 새 삶을 찾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고, 일부는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구조된 동물들을 지키고 돌보는 것은 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구조 전 보령 불법 번식장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는 매년 전국 각지에서 접수되는 수많은 제보를 바탕으로 연간 100건 이상의 현장 출동을 통해 300마리 이상의 동물을 구조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번식장에서 경매장으로, 다시 펫숍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공급 벨트’가 멈추지 않는 한 비극은 반복되기 때문이다.

현재 허가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보령 사례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송 팀장은 "무허가 번식장이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대량 구조가 발생할 만큼 많은 동물이 고통받고 있음에도, 법적 처벌은 경미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구조가 반복되지 않도록, 무분별한 동물생산판매업을 엄격히 규제하거나 폐지하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배와 착취'의 연결고리, 경매장의 역설

왜 이런 지옥 같은 번식장이 사라지지 않는가. 전문가들은 그 원흉으로 '반려동물 경매장'을 지목한다. 경매장은 전국의 번식장에서 생산된 강아지들이 펫샵으로 넘어가기 전 거치는 중간 기착지다. 겉으로는 투명한 유통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불법 번식장의 '신분 세탁소'이자 대량 생산을 부추기는 '압박 기제'로 작동한다.

김영환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국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구조를 명확히 '지배·착취'로 규정했다. 김 국장은 "경매장이 번식장을 저가·대량 생산으로 몰아붙인다"고 지적했다. 번식업자가 윤리적인 환경에서 소수의 건강한 개체를 생산하려 해도, 경매장이 형성한 낮은 낙찰가로는 수익을 맞출 수 없다. 결국 박리다매를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마구잡이로 찍어내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국장은 이어 "번식업자가 윤리적 생산을 시도해도 판로를 경매장이 통제한다. 경매장 없이는 판로가 없어 저항할 수 없다. 사실상 지배·착취 구조다"라고 지적했다. 펫샵 일부 업주들 역시 전문적인 지식(견종 특성, 유전병 등) 없이도 경매장에서 '물건' 떼오듯 강아지를 매입할 수 있다. 이는 전문성이 결여된 판매자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비윤리적 유통을 고착화한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비싸게" 수수료 위에 올라탄 생명들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말티즈 1마리는 한쪽 눈이 퉁퉁 부은 채 어두운 케이지 안에 웅크린 채 엎어져 있다.



유통망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기형적인 마진 구조가 드러난다. 번식장에서 마리당 10만~20만 원에 출하된 강아지는 경매장을 거치며 수수료가 붙고, 펫샵에 도착해 '프리미엄'이라는 라벨이 붙으면 100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을 호가한다.

여기에 일부지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받아보는 '건강증명서'와 '혈통서'는 종종 위조되거나 요식행위에 그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한 애견 판매업체 직원이 수의사 명의를 도용해 150여 장의 건강증명서를 위조하고 이를 통해 반려견을 해외로 입양 보낸 사실이 적발되어 충격을 주었다.
혈통서 역시 믿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순종'으로 알고 분양받았으나, 유전자 검사 결과 5가지 견종이 섞인 믹스견으로 밝혀지거나, 아예 혈통서 자체가 조작된 종이조각에 불과했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 분양 시장의 서류 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또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2개월(60일) 미만의 개체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생후 2개월은 어미의 모유를 통해 치명적인 질병을 이겨낼 ‘모체 이행 항체’를 형성하고, 형제들과 뒹굴며 최소한의 사회성을 익혀야 하는 생존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경매장은 15일령, 20일령의 젖도 떼지 않은 강아지를 버젓이 유통시키기도 한다.
김 국장은 "경매장을 없애면 업계 절반 이상이 자연 감소할 것이라는 얘기가 현장에서 나온다"며 "경매장 유지는 곧 강아지 공장 유지"라고 지적했다. 이는 경매장이 단순한 중개자가 아니라, 강아지 공장 시스템을 지탱하는 핵심 축임을 시사한다.



'강아지 공장'에서 구조된 영국 개 '루시' (출처=연합뉴스)




강아지 공장 → 경매 → 펫숍 '악순환' 루시법으로 막을 수 있나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근본적인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루시법(Lucy's Law)'이다. 이 법은 2013년 영국의 한 사육장에서 구조된 캐벌리어 킹 찰스 스패니얼 종의 강아지 '루시'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구조 당시 좁은 철창 안에서 임신과 출산만을 반복하다 척추가 휘고 뇌전증을 앓던 루시의 비극적인 삶이 알려지며, 영국 전역에서 강아지 공장 철폐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루시법의 핵심은 6개월령 미만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펫샵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 '제3자'가 판매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반려동물을 입양하려면 반드시 번식업자(브리더)를 직접 방문해 어미 개와 함께 있는 상태를 확인하거나,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해야 한다.
이는 앞서 지적한 '경매장'과 '펫샵'이라는 중간 유통 단계를 법적으로 아예 삭제하는 조치다. 소비자가 번식 환경과 부모견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뜬장과 오물로 뒤덮인 비위생적인 공장은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루시법은 공급을 억지로 막는 규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진실'을 마주하게 함으로써 학대 산업을 스스로 거부하게 만드는 강력한 시스템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형 루시법'이 발의 된 상태다.
해당 기사에서 언급된 상황은 특정 사례에 한정된 것으로, 전체 반려동물 산업계를 대표하는 사실로 볼 수 없음을 명확히 밝힙니다. 객관적 사실과 다르게 일반화된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hsg@fnnews.com 한승곤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