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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3월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9월 이천포럼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갑작스러운 죽음(Sudden Death)을 맞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두 회장은 이후 조기 인사를 단행하고 기술 혁신을 주도할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삼성은 인수합병(M& 릴게임신천지 A) 전문가와 외부 학계 인사를 중용했다. SK그룹은 그룹 콘트롤타워격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조직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주로 예정된 삼성전자 임원 인사와 LG그룹 인사에도 이 같은 기조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테크 인재들을 대거 전진배치해 AI과 6G, 차세대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신기술과 미래 성장동력 골드몽사이트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주요국의 통상 분쟁 격화, 환율 급등, 공급망 리스크 확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재계 총수들은 조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기술 인재를 중심으로 ‘변화 없인 죽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4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이달 내에 조직개편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총 4명의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는 작년(9명)의 절반 수준이지만, 앞서 발표한 사업지원실 인사를 더하면 의미는 못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 검증완료릴게임 전자는 올해 인사에서 미래 기술과 전략 사업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대거 전면에 배치했다. 이번 인사에서 전영현 부회장·노태문 사장 대표이사 투 톱 체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외부 인사를 삼성의 미래기술 총책에 앉히면서 대대적인 ‘개방형 혁신’을 예고했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윤장현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 바다신2릴게임 장 겸 삼성리서치장은 MX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SW) 관련 업무를 두루 경험했고, 올해는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아 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유망기술 투자를 주도해 왔다.
내년 1월 1일 입사 예정인 박홍근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의 경우 미국 하버대에서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의 연구를 이끌어 온 글로벌 석학이다. 삼성전자에서 양자컴퓨팅, 뉴로모픽반도체 등의 연구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정현호 부회장의 용퇴와 함께 그룹 콘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 테스크포스(TF)를 사업지원실로 격상시키며 ‘뉴 삼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정식 부서로 전환된 사업지원실의 첫 수장을 만든 박학규 사장은 경영전략 전문가로 잘 알려진 것과 동시에, SW 개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재계에서는 여기에 이 회장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하만 인수를 주도한 안중현 사장을 사업지원실 인수합병(M&A)팀 리더로 선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조만간 삼성에서 대대적인 M&A를 추진해 AI와 자동차 전장 등 신사업에서 ‘퀀텀 점프’를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대신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의 경우 최근 반도체 사업이 뚜렷한 반등 시기에 접어든 만큼 전영현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고, 노태문 DX부문장 사장도 직무대행 딱지를 떼며 기존 사업의 안정감을 더하기로 했다.
재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여부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의 경우 금융·EPC(중공업 등) 부문 사업지원TF 조직의 변화 시점이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SK그룹도 조만간 임원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AI 중심의 인사 배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는 통신·IT 부문 수장을 대거 교체하고, 현장 실무와 연구개발(R&D)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전면배치 해 AI 역량 강화와 함께 운영개선(OI)에 초점을 맞췄다.
수펙스추구협의회 AI 전문가들을 대거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윤풍영 SK AX 대표의 경우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AI·DT(디지털 전환)의 밑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곤욕을 치뤘던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역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줬다. 이는 그룹 AI 전략의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헤석된다.
이 밖에도 HD현대는 정기선 회장의 승진으로 37년 만의 오너 책임경영 체제를 다시 갖추면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와 조선·건설기계 등 그룹 주력 사업에서의 ‘AI 전환’ 포석을 한층 강화했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 LG그룹의 사장단 인사도 비슷한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작년 인사에서 이미 장재훈 부회장 승진과 함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를 중용하는 등의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올해는 추가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작은 가운데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부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오준동 현대케피코 부사장 등이 작년에 새로 대표이사를 맡은 터라 추가 인사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정 회장이 몇년 째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강화하기 위해 젊은 외부 인재들을 대거 임원급으로 영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LG그룹은 조주완 LG전자 대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등의 거취가 관건이다. 조 사장은 성공적인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정 대표는 4년 만의 흑자 전환 등의 성과를 내 촉각이 쏠린다. 문 대표는 아직 부사장이라는 점에서 사장 승진 여부가 관건이다. 이 외에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 등 ‘2인 부회장’ 체제에 대한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예를 들어 윤 사장이 CTO를 맡은 것은 기술의 삼성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읽힌다”며 “향후 있을 임원급 인사에서는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인재와 외부 영입 인재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한국의 제조업·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과 중국의 첨단 제조업 영향력 확대에 버텨낼 수 없을 것”이라며 “AI와 같은 첨단 산업으로 한번 더 도약해야 하는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고민이 이번 인사에 담겼고, 앞으로도 당분간 사업 혁신을 위한 인사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